2026년 6월 26일 아침 일찍 이영훈 삼촌과 함께 부두로 향했습니다. 화목보일러 장작으로 사용할 폐목을 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국수집에 들러서 삼촌과 시원한 콩국수 한 그릇씩 먹었습니다. 그렇게 점심 식사를 때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에어컨을 켰는데도 더위가 가시질 않는 데다 갈증까지 나서 시원하고 달콤한게 먹고 싶어졌습니다. 얼른 집에 가서 수박화채를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집에 도착하자마자 주방으로 가서 수박화채를 만들었습니다. 1층 식당 앞 야외 테이블에서 저와 이영훈 삼촌과 석준이와 함께 유튜브에서 '강촌 사람들' 노래를 들으면서 먹는 수박화채 맛은 그야말로 꿀맛이었고 잔잔한 노래를 들으니 정서적으로 안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잠깐의 달콤한 휴식을 뒤로하고 각자의 위치로 돌아갔습니다. 영훈 삼촌과 석준이는 식당 옆 테라스 난간에 꼼꼼히 페인트칠을 시작하셨고, 저는 보일러실 앞 지붕 처마 공사 현장에 부두에서 가져온 나무를 내리기 위해 깔깔이와 그물망과 탄력 고무바를 풀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침에 부두에 가기 전에 석준이에게 온수보일러 불 좀 지펴달라고 부탁했던 게 생각나 보일러실을 들렀습니다. 화목보일러를 관리해 본 지 얼마 되지 않은 동생이라 조금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불도 잘 피우고 온도도 잘 올려놓았습니다. 그런 동생이 기특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나무를 내리기 위해 트럭 위로 올라갔습니다.
어느덧 오후 3시가 되었습니다. 햇볕이 얼마나 뜨거운지 선글라스를 썼는데도 얼굴이 뜨거웠고 닦아도 닦아도 땀방울이 눈을 찔렀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해가 조금 저물 때까지 작업을 잠시 멈추기로 했습니다.
이영훈 삼촌과 저와 석준이가 다시 모인 식당 앞 테이블. 그때 마침 반가운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이영훈 삼촌의 어머니이신 김명자 할머니께서 택배로 보내주신 깜짝 선물이었습니다. 상자를 열어보니 시원한 냉면과 게토레이, 그리고 만두가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여름날의 단비 같은 선물에 모두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식사 때 메인메뉴로 군만두를 먹기로 합니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준비할 시간이 되어 저는 주방으로 향하고 이영훈 삼촌과 석준이는 남은 작업을 마무리하러 갔습니다.
귀한 선물인 만큼 온 식구가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만두를 넉넉하고 노릇하게 구워냈습니다. 저녁 시간이 되자 박종진 아저씨와 이영훈 삼촌, 석준이, 그리고 근처에서 이발소를 하시는 김영훈 큰아빠도 오셨습니다. 땀 흘려 일한 뒤 한자리에 모여 나누는 식사는 따뜻하고 맛있었습니다.
다음 날 (2026년 6월 6일) 아침식사를 마치자마자 전날 트럭에서 마저 내리지 못한 나무들을 내리기 위해 서둘러 몸을 움직였습니다.
트럭 가장자리에는 큼직하고 긴 나무들이 쌓여 있어 내리기가 수월했는데, 안쪽으로 갈수록 자잘한 조각 나무들이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하나하나 손으로 집어 내리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잔디밭에서는 이영훈 삼촌과 석준이가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묵묵히 잡초를 뽑고 잔디를 깎고 있었습니다. 허리 한번 펴기 힘든 더위 속에서도 군말 없이 각자의 몫을 해내는 서로의 모습을 보며, 말하지 않아도 든든한 유대감이 차 올랐습니다.
땀으로 온몸을 적신 점심시간, 오늘의 점심 식사는 이영훈 삼촌께서 준비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어제 김명자 할머니가 보내주신 냉면 위에 방울토마토와 구운 계란 고명까지 예쁘게 얹어 시원한 냉면을 끓여주셨습니다.
사실 저는 평소에 냉면을 그리 즐기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워낙 덥기도 했고, 삼촌의 정성과 할머니의 사랑이 들어간 냉면이라 그런지 한 젓가락 넘기자마자 냉면이 이렇게 맛있었나 싶을 정도로 시원하고 깔끔하게 그릇을 비워냈습니다.
유난히 뜨거웠던 이틀간의 여름날. 몸은 고되고 땀은 비 오듯 흘렀지만, 함께 땀 흘려 일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하루하루가 평화로운 게 아닐까 싶습니다. 다가올 본격적인 무더위도 우리 식구들은 이렇게 든든하게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